베트남 시장 분석

성장하는 베트남 가정간편식(HMR) 시장,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

베트남 마케터 노란별 2022. 11. 2. 18:40

안녕하세요 베트남 마케터 박지원입니다.
오늘은 베트남의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합니다.

사실 저같이 혼자 사는 사람에게 가정간편식은 정말 편리합니다. 간단하게 물을 붓거나, 전자렌지 또는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해서 데워 먹기만 하면 되니까요. 설거지할 필요도 없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집 근처 한국마트에서 여러가지 한국 가정간편식들을 잔뜩 사서 쟁여놓고, 배고프거나 한국음식이 그리울때마다 주섬주섬 꺼내먹습니다. 저의 베트남 생활에서 가정간편식이 없었다면, 지금쯤 아주 홀쭉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가정간편식 시장이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합니다. 저야 근 4년동안 한국에 머무른 시간이 2주도 채 안되기때문에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여러 통계자료에서 볼 수 있는 한국 가정간편식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릅니다. 한국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의 주된 동력은 1인가구 증가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은 1인가구는 매 끼니마다 요리를 직접 해먹기는 번거롭고 외식은 너무 비싸니,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정간편식으로 식사를 해결합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누군가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는 혼자 식사를 하는 쪽이 선호되는 듯 합니다. 이렇게 보면 식품 시장은 사회문화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는 카테고리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베트남의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어떨까요?
현재 한국의 가정간편식 시장이 1인가구의 증가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성장했다면, 베트남의 어떠한 사회문화적 현상이 베트남의 식품 트렌드를 이끌고 있을까요?

베트남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약 6%에 육박합니다. 이 수치는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두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이렇게 빠른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베트남 여성의 적극적 경제활동 참여가 있었습니다. 베트남의 15~64세 여성 경제활동비율은 79%입니다. 글로벌 평균이 47.2%, 아시아태평양 평균이 43.9%임을 감안할 때, 베트남 여성의 경제 참여는 전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베트남 내에서 남녀 모두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맞벌이 가정의 비율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이는 곧 가사 공백 현상의 심화를 의미합니다. 부부가 모두 일을 하다보니 퇴근 후 요리, 청소, 빨래 등 가사활동하기가 너무 고된 것이지요. 그래서 청소 대행 서비스업, 세탁업 등 관련 서비스업이 베트남에서 빠르게 성장중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가사활동 중 요리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베트남의 가정간편식(HMR) 시장 또한 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의 대표 식품 기업인 마산 컨슈머가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Bộ 7 món bữa sáng Chinsu)'라는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이는 베트남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7가지 전통 음식을 재현한 것인데요.

베트남 가정간편식 :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

여기에는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소고기 쌀국수 '퍼버(Phở bò)' 뿐만 아니라, 후띠에우 버커(Hủ tiếu bò kho), 후띠에우 남방(Hủ tiếu nam vang), 반다꾸아(Bánh đa cua) 등 제가 자주 먹는 베트남 음식들도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식당에서 먹는 진짜 베트남 음식 맛이 여전히 훨~~씬 맛있으나, 마산컨슈머에서 만든 이 가정간편식도 실제 음식의 맛은 그럴싸하게 재현한 듯 합니다. 여담으로 베트남으로 여행온 제 친구는 이 가정간편식이 너무 맛있다고 하며 한국에 잔뜩 사서 돌아갔으니, 사람 입맛은 참 제각각인 것 같습니다 ^^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라는 브랜드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에서 가장 분주한 시간대인 아침식사시간을 타겟으로 하여 가정간편식 네이밍을 했습니다. 아침은 맞벌이 부부 모두 출근을 준비하는 동시에 본인과 자녀의 아침 식사까지 챙겨야 합니다. 아침 시간은 인근 식당에서 무언가를 사먹거나 시켜먹기도 애매한 시간대라 식사를 해결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런점에서 이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는 네이밍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가정간편식의 브랜드명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 중 '친수(Chinsu)'는 마산컨슈머의 대표적인 소스 브랜드입니다. 90년대~00년대 마산컨슈머는 '친수'라는 소스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런칭시켜 베트남 소스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는 브랜드를 만들어 냅니다. 이후 2010년대 오마찌라는 라면 브랜드를 런칭시켜 성공시키고, 2020년대에 들어서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라는 가정간편식을 런칭한 것입니다. 마산컨슈머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보다 발전된 단계의 제품들을 런칭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산컨슈머의 친수(Chinsu)소스

한국의 가정간편식이 1인 가구와 코로나라는 사회문화적 현상속에서 처음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은 듯 하지만, 사실 90~00년대 한국의 가정간편식 시장도 현재의 베트남과 똑같은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태동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햇반의 성공을 필두로 가정의 요리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햇반은 어머니가 직접한 밥 대신 햇반을 차리는 것에 대해, '어머니들이 미안해할 필요 없을 정도의 좋은 햇반의 퀄리티'를 내세우며 '미안해하지 마세요' 캠페인을 전개했었습니다.

햇반의 '미안해하지 마세요' 캠페인


가정간편식이라는 식품의 트렌드는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강하게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약 20년 전 한국에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햇반이라는 가정간편식 브랜드가 성공을 거둔것처럼, 현재 베트남의 가정간편식 시장은 20년 전 한국의 모습과 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베트남을 방문하신는 분들이라면 베트남의 가정간편식 '친수의 7가지 아침식사'를 한번 드셔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