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장 분석

생산거점에서 소비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난 베트남

베트남 마케터 노란별 2023. 1. 5. 16:17

1. 공장이 많은 나라는 곧 시장이 된다

 글로벌 공급 사슬의 역사를 살펴보면 독특한 흐름이 있습니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유럽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공산품을 생산하여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며 유럽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죠. 이후 미국, 일본, 한국, 중국 순으로 글로벌 공급 사슬의 중심이 이동했습니다. 공급 사슬의 중심에 선 국가들은 공산품을 생산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여 하나같이 막대한 부를 쌓았습니다. 이후 이 국가들의 행보는 모두 동일합니다. 부를 쌓은 위 나라들은 생산거점이 아닌 소비시장으로 변모하여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타겟이 되었습니다. 즉, 글로벌 기업들은 과거 생산거점 국가의 사람들을 노동자로 보는 것이 아닌, 소비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2. 생산거점으로서 베트남의 역사, 그리고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대략 '00년대부터 글로벌 공급 체인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었 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90말 ~ '00초부터 중국의 정치외교적 이슈로 인해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때 대안으로 떠오른 국가가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은 중국과 인접해있으며,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교육열이 높아 인적자원의 수준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였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으로 생산거점을 다변화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한국이었습니다. '90년대부터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의 의류, 신발 등 경공업 공장들이 대거 이전했습니다. 이후 '00년대부터는 베트남에 삼성, LG를 중심으로 전자제품 조립 공장이 들어서고, 포스코 등을 중심으로 중공업 생산거점이 설립되기 시작합니다. '10년대 들어서는 삼성, LG의 베트남 생산 설비 투자가 가속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누적 베트남 외국인 직접 투자(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는 한국이 압도적 1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성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

 

3. '20년대 소비시장으로 새로 거듭난 베트남

 앞서 언급했던 글로벌 공급체인의 중심에 섰던 국가들은 모두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 또한 생산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베트남은 연 평균 6~7%의 GDP 성장률을 유지했으며, 이는 세계에서 2번째로 빠른 속도의 성장입니다. 또한 베트남에서 고소득가구(Affluent: 월 가구소득 $1,500 이상)에 속하는 인구도 '12년 260만명에서 '20년 1020만명으로 약 4배 증가했습니다. 즉 베트남 또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소비시장'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비시장으로 변모하는 베트남의 모습을 지켜본 여러 한국 기업의 투자 양상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양상은 생산 설비 투자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베트남의 유통망을 잡기 위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SK그룹은 베트남 식음료 및 유통 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을 인수하였고 이마트, GS25 등은 베트남 내 사업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베트남 유통 채널을 장악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20년대들어 베트남은 하나의 '소비시장'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합니다.

 

100호점을 돌파한 베트남 GS25

 

 '20년대에 들어서 베트남은 시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소비시장으로서의 역사가 짧은 것이지요. 이에 따라 베트남 마케팅의 역사 또한 이제야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베트남 시장을 다루는 한국인 마케터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베트남 마케팅 대행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마케팅에 대한 공급은 많지 않은데,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 덕분에,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마케팅 프로젝트들을 수주할 수 있었고, 베트남 마케팅과 관련된 경험을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