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장 분석

베트남 ‘마케팅’ 전 고민할 것 : 베트남은 정말 ‘마켓’일까?

베트남 마케터 노란별 2024. 6. 1. 18:56

베트남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베트남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성과와 큰 미래 잠재력을 느낄 때도 있지만, 반대로 현재 베트남 시장의 한계에 대해서 느끼기도 합니다. 여태까지 베트남 시장에서의 다양한 성취와 그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현재 베트남 시장의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려합니다.

 

오늘의 주요 안건: 베트남 1인당 GDP $4,163

 

스타트업, 중견기업,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B2B, B2C를 막론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마케팅을 해보았습니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베트남 시장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계속해오고 있는데요. 물론 성공적인 베트남 마케팅 케이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실패에 가까웠던 베트남 마케팅 케이스를 되짚어보면, 마케팅의 기본 전제를 간과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베트남은 마케팅을 위한 ‘마켓’이 맞을까?”

 

베트남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 하기 위해서, 우선 베트남이 ‘마켓’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1인당 GDP는 2022년 기준 $4,163 입니다. 1인당 GDP만 고려했을 때,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생산거점’에 가깝고, 가처분소득이 충분하지 않아 ‘마켓’으로 보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팅의 기본 전제 질문 “과연 베트남은 마케팅을 위한 ‘마켓’이 맞을까?”에 대답은 어떻게 될까요?

 

저의 의견은
“우선 베트남은 ‘마켓’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베트남 1인당 GDP $4,163은 ‘베트남 사람’ 개개인이 지출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표입니다. 그러나 마케팅 타겟을 ‘베트남 기업’으로 상정한다면, 1개의 베트남 기업이 소비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의 단위는 베트남 사람 개개인의 가처분소득 보다 훨씬 큽니다. 즉, B2B 마케팅을 한다면 베트남은 충분히 ‘마켓’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베트남의 누적외국인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중 한국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 즉 베트남에는 한국 기업의 해외 법인이 밀집되어져 있고, 한국과 베트남 기업을 연결하는 B2B 비즈니스에 대한 수요 또한 많이 있습니다. 일례로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마이다스아이티를 들 수 있는데요.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축토목 설계해석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보급하는 회사로, 대부분의 한국 건축설계회사는 마이다스아이티의 건축토목 설계해석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습니다. 이 한국 회사들이 베트남의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교량, 플랜트 등)을 수주하면서, 협력 베트남 로컬 설계회사들 또한 한국 회사들이 쓰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서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당 가격이 차 한 대 가격을 넘는데도, 마케팅 타겟이 ‘베트남 개인’이 아닌 ‘베트남 기업’이기에 충분한 수요가 발생하며, 판매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베트남 로컬설계 회사 대표(MSc. Nguyễn Văn Lâm)의 마이다스아이티 소프트웨어 활용 교량 설계 시연

 

베트남 B2B 마켓에만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 B2C 마켓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충분한 기회가 있습니다. 베트남 1인당 GDP가 $4,163이기는 하나, 베트남은 빈부격차가 굉장히 심한 나라 중 하나로 도시-농촌 간 소득 격차가 큽니다. 즉 호치민시, 하노이시 등 베트남의 특정 도시 지역은 베트남 전체를 놓고 생각했을 때보다 시장으로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적 시장 세분화에 이어 한 번 더 베트남 시장을 세분화해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합계 출산율은 감소세에 있으며, 특히 베트남 도시지역 합계 출산율은 1.7명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22년). 즉 베트남 도시지역 부모의 소득은 증가하는데 도시지역 출산율 감소에 따라, 자녀 1명에게 투자할 수 있는 교육비 및 양육비 지출은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증가하는 교육비 및 양육비 관련 지출을 흡수할 수 있는 교육서비스, 유아용품 등을 베트남 B2C 마케팅을 위한 적절한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교육 산업

 

베트남 마케팅을 계획하기 전 베트남이 ‘마켓’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된다면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마켓’인지 고민하기 위해서 시장을 보다 작은 단위로 세분화해보면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